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5일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채권·외환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필요시 과감하고 선제적인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히며, 2026년에도 시장안정프로그램을 연장해 지속 운용하기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25년 국내외 경제/금융시장을 평가하고 향후 전망 및 리스크 요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금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민간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2025년 국내외 경제·금융시장 평가와 향후 전망, 리스크 요인을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상반기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됐으나, 새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실적 개선에 힘입어 하반기 이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양호한 건전성,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 낮은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등을 근거로 우리 경제가 충분한 복원력과 위기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PF, 제2금융권 건전성 등 구조적 위험요인도 가계부채 관리대책과 PF 재구조화·정리 노력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내년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 ‘신뢰받는 금융’을 축으로 한 ‘3대 금융 大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토대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일 등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미·중 패권 경쟁과 통상환경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AI를 둘러싼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등 대외 변수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대비 필요성을 언급했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내년 우리 경제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1% 후반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 역시 기업 실적 개선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금융기관의 손실흡수 능력을 고려할 때 신용경색 등 심각한 금융불안 가능성은 과거보다 낮아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주요국 통화정책 차별화, 글로벌 AI 과열 경계, 재정건전성 우려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재확대, 취약업종 업황과 가계부채 관리 등은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채권시장과 관련해 참석자들은 2026년 4월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입이 예상되고, 재정건전성과 대외신인도, 증권사 IMA 운용에 따른 수요 확대를 감안하면 급격한 유동성 경색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은행 금리인하 기대 약화, 국채·공사채 발행 확대,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운용 중인 100조원+α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 운영 방안도 논의됐다. 이 위원장은 올해 비우량 회사채와 CP를 중심으로 약 11조8000억원을 매입해 시장 안전판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하며,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2026년에도 프로그램을 연장해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37조6000억원의 유동성이 공급되고,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한 최대 60조9000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도 지속된다.
이 위원장은 향후 중점 점검사항으로 2026년 회사채·은행채·여전채 만기구조 점검과 금융권 보유 채권 규모, 금리 상승에 따른 건전성 현황 점검을 지시했다. 그는 “위기는 매번 반복되나 늘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발생한다”며, 미시적 리스크뿐 아니라 시스템 리스크와 테일 리스크까지 포함한 선제적 점검과 대비 강화를 주문했다.
박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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